어제 혁신학교 모임이 있었습니다.
어제가 3번째 모임이었는데 저는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학교를 바꾸다’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였고, 학교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사례를 읽고 서로가 느낀 점을 말하고 의문점을 묻고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처음 이의진 선생님이 모임에 함께 하자고 했을 때 뭔지 모를 두려움에 머뭇거렸습니다.
학교에서 소통과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그 어떤 시도도 새로운 ‘일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제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똑같은데도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열정을 다해 움직이는 선생님들을 보며 함께 하지 못하는 마음의 빚이 개운하지 않아 책을 읽고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학교위기, 실패한 교육정책, 숨막히는 학교문화 라는 거대담론을 이겨낼 단단하고 구체적인 희망의 근거들을 확인했습니다. 한 학교의 변화가 불러온 ‘새로운 학교’의 이상은 가슴 설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전교조 분회 활동을 해오면서 ‘투쟁’에 피로가 쌓이고 이제 반대가 아닌 제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그 제안이 무엇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안’을 하기에 나는 너무 작았고 조직은 피폐했고 사람들은 지쳐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새로운 학교’라는 제안 앞에 움츠렸던, 누군가를 탓하며 나는 움직이지 않으려 했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변화는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것을 외쳤으면서도 정작 나는 누군가 가져다주길 기다렸던 것입니다.
책에서 교사를 ‘계란판 속의 계란’으로 비유한 것을 읽으며 슬프지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자신의 틀을 벗어나면 깨질까 두려워하며 적당하고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앉아 있는 ‘고립된 섬’. 깨질 것을 두려워한다면 질적 변환은 이룰 수 없으며 언젠가는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썩어 버릴 것임을 아는 데도 깨지는 아픔을 두려워합니다.
실패하더라도 변화를 시도한 흔적은 더 나은 학교를 위한 성과로 남을 것이라는 이의진 선생님의 말이 겁 많은 제게 용기를 줍니다.
우리는 늘 승리하기위해 싸우지만 실패를 더 많이 합니다. 그러나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깨달아가며 더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그것은 분명 우리 삶과 학생들의 삶에 지워지지 않을 무언가를 남기리라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의미의 승리가 아닐까요?
지금 혁신학교 맞춤형 직무연수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강현아 선생님) 선생님들도 머뭇거림을 거두고 한발짝 다가서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