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아이 서현이와 마루네 집입니다.

 

 

 





   호호맘  

   엄마의 팔순
1931년생이신 어머니께서 올해 팔순을 맞으셨다.

거창한 잔치를 하지는 못했지만 오래간만에 형제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같이 먹었다.

다들 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렇게 조카들까지 다 모이기는 힘든데 그래도 팔순 생신이라 다들 볼 수 있어 좋았다.













어머니...

어려운 시절에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가난한 집에 시집와  일제시대와 해방, 전쟁을 겪으셨다.

끼니를 걱정하는  가난을 헤치며 살아야 했고

결혼을 하고도  흥한 것보다 망한 것이 더 많았던 아빠의 이런 저런 사업에 부침도 심하셨다.

늘 나오는 말이지만 엄마 살아온 것을 책으로 엮으면 소설 열권은 나온다는 시련과 고통과 사연의 연속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는  홀로 그 어려운 세월을 자식들을 키워야한다는 책임감으로 한시도 쉬지 않으셨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세월.... 나이가 드셔서도 편치 않은 세월이 계속되었다.

환갑을 지나고 칠순이 다 되실때까지도 오빠의 사업이 부도가 나고  한동안 조카들을 거두며 살림을 떠맡으셨지만  엄마가 좌절하는 모습, 낙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며 진 빚을 다 갚고  어렵게 마련한 집 한채... 좀더 사정이 나아져 집을 새로 짓고 이제 좀 살만해 졌구나 생각했던 것도 잠시...
그 집에서 몇년 살지도 못하시고  아들의 부도로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 형편이었지만  그때도 엄마는 오빠가 좌절하고 낙담할까 걱정하시며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건강하면 다 나중에  옛이야기할 때가 온다. 절대 딴맘 먹지 말고  몸 잘 챙기고 새끼들 생각해서 살아라"

라고 격려하셨다.

우리집에 오신지 10년이 되었다.

2000년 11월 서현이를 나을때쯤 오셨으니 그때 이미 칠순이셨다.

칠순이셨지만 워낙 건강하고 기력이 왕성하셔서 서현이, 마루를 키우는 동안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서 못보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엄마가 겪은 고생들을 생각하면 아이키우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시라며 오히려 자신이 직장 다니는 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여기셨다.


그러나...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엄마와 자주 싸우게 되었다.

그토록 가엽고 존경스럽고 애틋했던 엄마에 대해 나는 알 수 없는 짜증을 폭발시킬때가 많았다.

없이 살고, 힘들게 살고, 아끼며 살아오신 엄마가 떨어진 속옷을 입는 것이,  무엇이든 버리지 못하고 끼고 사는 것이 짜증스러웠다.

엄마는 살아있는 내 과거의 모습이다.
또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잊고 싶거나 지우고 싶은 과거이기도 하고 , 어쩔 수없이 닮아가는 미래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일로 많은 것을 생각하다보니 요즘 부쩍 많이 드는 생각이...

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낮을 수록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탓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나를 낳아준 엄마도, 내가 낳은 딸도, 내가 선택한 신랑도 모두 꽤 괜찮은 사람이 되고  그래서 믿을 수 있고 더욱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자신에대한 환멸과 혐오감이 깊을수록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존중하고 믿고 지지하지 못한다.

그래서였을까?

엄마에게 잘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커질수록  엄마와 싸우는 일이 더 많아졌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서현이와 마루에게 잘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커질수록  아이들에게 화를 내게 되었다.

서현아빠가 자기중심적으로 살며 날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결국은 내 자신에 대한 건강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작년 중반 치매초기라는 진단을 받으셨다.

4월에 이사를 하며 증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과거의 일부 기억을 잃어 버리셨고 요즘엔 과거의 시점이 뒤엉켜 있다.

엄마가 이제 더 이상 나와 싸울수도 없을만큼 쇠약해지고 나서야   정신이 버쩍 든다.

樹欲靜而風不止

제발 더 늦기전에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맘 편히 해드리는 딸이 되어야 할텐데....





김민경

너무 예쁜 가족,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져 즐겁게 둘러봤어요.
곁에있으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선생님.
집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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